호호호

🔖 다만 이제는 타고난 재능을 갈고닦는 길만이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데려다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진짜 행복의 모습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길을 끝까지 걸어서 도착해야만 만날 수 있는 게 행복이라고 착각했던 것도 같다. 오랜 시간 걸으며 깨달은 유일한 것이 있다면, 행복은 도착지에 있는 게 아니라 길 위에 있다는 진실이었다. 목표함 곳에 도달하기도 전에, 때론 목표한 곳 없이 떠돌아다녀도 나는 단지 걸을 수 있어 행복했으니까. (...) 그래서 나는 이제 그냥 걷기로 했다. 계속 헷갈리고 오락가락하면서. 쉼 없이 의심하고 흔들리면서. 그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끝내 어딘가에는 도착해 있겠지. 그러다 보면 마침내 누군가는 되어 있겠지. 사실 꼭 어딘가에 도착하지 않아도, 반드시 누군가가 되지 않아도 좋다. 걷는 동안 행복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멋진 삶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