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 무한은 이해하기 쉬운 것. 무한에는 안도 바깥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고, 단절도 비약도 없다. 그것은 그냥 수긍하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신이 그러하듯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무한이 아니라 유한이다. 유한이 존재한다면 거기에는 바깥이 있다는 뜻이다. 바깥이 있어야 유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정이 복잡해진다. 바깥이란 유한과 다른 종류의 세계이고 유한의 입장에서 바깥이란 언제나 미지의 세계이다. 가령 나라는 존재는 유한하고, 나라는 유한의 바깥에는 무수한 당신이 있다. 파도처럼 밀려오며, 무수한 당신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