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자이너

🔖 이 책 첫 장을 펼쳤을 때부터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모두 짐작했을 것이다. 여성의 몸에 관한 탐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의 몸을 정의하는 일도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 꾸준히 수정되고 확장될 것이다. 여성의 몸을 정의하는 경계는 그 어느 때보다 모호하다. 과학이 성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 개개인은 차이점보다 유사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성별은 범위가 넓으며 호르몬과 염색체, 생식기는 다윈의 표현을 빌리면 "무한한 조합으로 제각기 가장 아름다운" 형태를 이룬다. 그러므로 여성의 몸을 정의한다면 변화의 매개체, 경계를 무너뜨리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몸은 우리를 눈뜬장님으로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시각으로 보는 자유를 선사할 수도 있다. 또한 몸을 통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몸, 관점이 외면당하는지 스스로 목격할 수 있다. 여성의 몸에 관한 과학적 탐구는 단절된 부분보다는 연결된 부분을, 차이점보다는 같은 점을 볼 때 비로소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몸을 더욱 정확하게, 더욱 충실하게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